지난글에서 우울할땐 뇌과학 리뷰 두번째 시간을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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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할 땐 뇌과학 – 자신이 선택하는 걸 좋아하는 뇌
우리는 단지 좋아하는 것을 선택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선택한 것을 좋아하기도 한다.
안타깝게도 우울증에 걸린 사람은 분명하게 정의되지 않은 막연한 목표를 세우는 경향이 있다. 이럴 경우 목표를 진척시키고 성취하기가 아주 어렵다. 예컨대 “아이들과 시간을 더 많이 보낸다”가 막연한 목표라면, “일요일마다 아이들과 보드게임을 한다”는 구체적인 목표다. 목표를 제대로 정의하지 않으면 뇌는 우리가 실제로 그 목표를 이루었는지, 목표를 향해 다가가고 있는지 판단하기 어렵다. 그러면 도파민고 덜 분비될 뿐 아니라 진척 상황을 인지할 수 없어 추진력을 잃을 수 있다. 게다가 자신이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믿지 못하면 자포자기의 감정이 점점 깊어진다. 그러므로 성취할 자신이 있는 목표를 최소한 몇 개 세워두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마비된 듯한 상태에 빠지면 모든 게 우리의 통제를 벗어난 것 처럼 느껴진다. 처음부터 거창한 결정을 내릴 필요는 없다. 작게 시작하면 된다. 점심으로 무엇을 먹을지, 무슨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시청할지 선택하라. 삶의 어떤 부분에 단호히 결정을 내리면 다른 부분에 대한 결단력도 커진다는 사실을 보여준 연구가 있다. 한 가지를 선택하고 그것을 행하되 거기에 의문을 달지마라.
우울할 땐 뇌과학 – 습관을 적이 아닌 동지로 만들기
“그러므로 모든 교육에서 가장 위대한 일은 신경계를 우리의 적이 아니라 우방으로 만드는 것이다. (…) 가능한 한 이른 시기에, 자신이 할 수 있는 유용한 행동을 가능한 한 많이, 자동적, 습관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 시대에 이미 그는 생활의 변화가 뇌의 변화를 유도할 수 있음을 이해했던 것이다. 그리고 지금 우리에게는 그 이해를 뒷받침해주는 신경과학까지 있다.
저술가이자 그래픽노블 작가인 닐 게이먼은 2012년에 한 졸업식 연설에서 아주 예리한 말을 했다. “당신이 실수를 하고 있자면, 그것은 당신이 세상에 나가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뜻입니다.”실수를 전혀 하지 않아야만 습관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실수는 거의 피할 수 없다.
“운동을 더 많이 하기로 결심했다”보다는 “화요일과 목요일 출근전에 헬스장에 가기로 결심했다”가 더 효과적이다.
집에서 작고 귀여운 강아지를 훈련할때 그 강아지를 대하듯이 자신을 참을성 있고 친절하게 대하라. 강아지에게 자꾸 스트레스를 주는 건 방바닥에 쉬를 하도록 유도하는 일일 뿐이다. 처음에 습관을 들지 않으면 그냥 다시 시도하면 된다. 그리고 또다시……또다시…….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습관이 붙는다.
구체적인 방아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면 자신을 둘러싼 환경 가운데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을 아무거나 하나씩 바꿔보라. 거실에 걸린 그림을 바꾼다거나 침실에 페인트를 새로 칠한다거나 가능하면 이사를 하는 것도 괜찮다. 새 직장을 구해보라. 휴가를 가보라. 새로운 취미를 가져보라.
새 옷을 사보라. 이상한 충고 같지만, 변연계는환경의 미묘한 신호를 포착하는 일에 아주 능한데다 선조체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아주 작은 변화로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물론 어디에 가든 자신의 성향을 그대로 남아 있다는 점이 무시할 수 없는 문제이긴 하다. 그러나 자신을 바꾸는 가장 쉬운 방법은 먼저 환경을 바꾸는 것이다.
일단 생산적인 일을 하기 시작하면 선조체와 전전두피질의 몇몇 부분에서 도파민이 분비된다. 그러면 정말로 해야 할 일을 할 수 있는 에너지와 동력이 생겨난다. 조금 미적거리는 것은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 미적거리면서도 조금은 생산적이 되고자 노력하자.
윌리엄 제임스가 그랬듯이 우리도 신경계를 적이 아닌 동지로 만들 수 있다. 우리에게는 좋은 습관을 만들 힘이 있고, 좋은 습관은 우울증에서 벗어나게 할 힘이 있다.
우울할 땐 뇌과학 – 바이오피드백의 힘
요가를 하자. 요가는 스트레칭, 호흡, 긴장 풀기, 자세 바꾸기를 포함해 이 장에서 제안하는 거의 모든 요소를 활용하며, 실제로 우울증을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된다. 등을 젖히고 가슴을 여는 요가 동작은 특히 긍정적인 감정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다.
찬물 뿌리기. 얼굴에 갑자기 찬물을 뿌리면 간접적으로 미주신경이 자극되어 심장박동 수가 느려진다. 압도된 느낌을 받았거나 스트레스를 받았거나 불안하다면 세면기로 가서 두손 가득 찬물을 받아 얼굴에 뿌려보자
“구부정한 자세 바로 해라.” 어머니 말씀이 또 옳았다. 자신감 있고 단호해지고 싶다면 곧고 반듯한 자세로 서서 세상을 향해 가슴을 활짝 열어라. 자세는 바이오피드백의 아주 중요한 근원이다.
우울할 땐 뇌과학 그저 사람들 속에 있기
사람들과 함께 있어라. 하강나선은 혼자 있을 때 작동할 가능성이 크다. 기분이 점점 처진다고 느껴지면 도서관이나 커피숖처럼 사람들이 있는 곳을 찾아가라. 사람들과 대화할 필요까지는 없다. 그저 물리적으로 같은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된다.
우울증일 때도 뇌가 사회적 배제에 민감해져서 스트레스 반응을 더 강력하게 나타내는 경향이 있다. 그렇지만 사회적 배제에 민감섬이 높은 것이 본질적으로 나쁜 일은 아니다. 사실상 이러한 민감성은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싶게 만들기 때문에 집단 내에서 조화를 이뤄내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 책에서 언급한 다른 많은 특징처럼 따돌림에 대한 민감성 역시 하강나선을 만들 위험이 있다.
모르는 사람과 말을 주고받는 것도 도움이 된다. 시카고의 한 연구팀은 버스와 열차로 통근하는 사람들에게 돈을 지불하고 낯선 사람과 대화를 시도해보거나 그냥 조용히 앉아 있게 했다. 그 결과 모르는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기분을 더 좋아지게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대부분의 참가자가 모르는 사람과 대화하는 일이 불쾌할 것이라며 걱정했지만, 실제로 이야기를 나눈 뒤에는 즐거워했다. 그러니 비행기에서 옆자리에 앉은 사람이나 스타벅스에서 줄을 섰을 때 곁에 있는 사람과 대화를 시도해보라. 물론 무슨 일이 일어날지 불안하겠지만, 긍정적인 경험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돌아온 군인은 일반인보다 우울증을 앓을 확률이 다섯 배나 높다. 이런 그들에게 개 한마리를 주면 엄청나게 도움이 된다. 물론 일반인도 마찬가지다. 반려동물이 우울증을 완화해준다는 사실을 밝힌 연구가 몇 건 있다. 반려동물은 주의의 초점, 습관, 바이오피드백을 변화시키며 옥시토신을 비록한 신경전달 물질의 효과를 증진한다.
그리고 이것만은 꼭 기억하자. 옥시토신이 즉각 기분을 좋게 만들어주지는 못하더라도, 분명히 뇌의 화학적, 전기적 활동을 변화시키고 있음을 말이다. 교회든 스포츠 팀이든 활동집단이든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커뮤니티를 찾아보자. 계속 사람들과 상호작용하려 노력하고, 끈기를 갖고 자신을 기다려주자.